세계여행자① 두렵지 않은 젊은 날의 기록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by Charlie on Dec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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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225&aid=0000012564 <- 원본 링크




세계여행자① 두렵지 않은 젊은 날의 기록


6년 6개월 이상 세계여행 중인 이찬양 씨(서울=연합뉴스) 이찬양 씨는 현재 6년 6개월 이상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이찬양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웹사이트, 블로그, 유튜브에는 매일 수많은 여행기가 쏟아진다. 짧은 휴가를 이용한 해외여행, 가족여행, 대학생의 배낭여행 등 종류도 사연도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여행을 한다. 바로 세계여행을 떠난 이들이다. 그들은 현지에서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통해 틈틈이 소식을 전하고 여행기를 올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호기심과 시기심 어린 눈길로 그들의 행적을 하나씩 하나씩 쫓는다. 

부러울 따름이다. 도대체 일상을 버리고 세상을 향해 떠난 그들은 누구일까? 지금 이 순간 지구를 종횡무진하며 곳곳에 족적을 남기고 있는 세계일주 여행자들을 이메일로 만났다. 질의응답을 통해 그들의 흥미로운 여행 이야기를 전한다.

이찬양 씨는 6년 6개월 이상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32살의 청년이다. 그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거쳐 지금은 남미에 머물고 있다. 세상 사람들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그는 떠났다고 했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 남미 칠레의 산티아고에 있습니다. 칠레가 다른 남미 국가에 비해 여행하기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아 오래 머무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여행 6년 만에 처음으로 대도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개한테 물렸습니다. 예방 주사를 맞는다고 몇 주간 머물다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잠시 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여행을 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 한국만 해도 우리 동네랑 옆 동네가 다르고 다양한 사람이 사는데, 한반도 밖은 얼마나 다른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만나고 싶었어요. “그렇다더라”가 아닌 “그렇더라!” 할 수 있는 경험을 좋아해서요. 많은 사람들이 가는 틀에 짜인 길 말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진정한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해 자전거로 항해해 보기로 했죠. 

자전거로 여행하며 우연히 겪게 되는 수많은 일과 스치는 수많은 인연을 통해 지금까지의 하루하루는 무엇과도 바꾸기 싫은 저만의 재산이 되었죠.

사진을 찍고 있는 이찬양 씨(서울=연합뉴스) 중고 자전거 '깜순이'를 타고 카메라와 노트북을 가지고 그는 세계를 주유하고 있다. <<이찬양 제공>>

처음엔 이렇게까지 길게 떠날 생각이 없었어요. 출발할 때는 여행 경비 5천 달러로 1천 일(약 3년)간 하루 평균 40㎞를 달려 지구 둘레 4만여㎞를 돌고 한국에 돌아가려 했어요. 그런데 중국에서만 8개월을 여행했고 하루 평균 3달러를 지출하다 보니,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경비도 더 아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기간을 5년으로 연장했고, 다시 7년으로 늘렸다가 지금은 기한 없이 여행을 하고 있어요.

개인 홈페이지에 남긴 여행기를 통해 어쩌다 원고비도 들어오게 됐고, 방송국에서 촬영을 해서 촬영비도 나오는 등 수입도 생겼어요. 후원해 주는 독자도 있어 여행을 연장할 수 있었죠. 이제는 여행이 일상이 됐습니다. 

▲여행 준비는 어떻게 했습니까 = 비용은 회사 다니면서 저축한 돈과 여행 출발 몇 개월 전부터 했던 대리운전, 통ㆍ번역 아르바이트로 모았어요. 사실 군 복무 시절 이라크에 파병 다녀와서 받았던 생명 수당도 조금 남아 여행에 보탰습니다. 총 1천200만 원 중 600만 원은 자전거와 장비에 투자했고, 나머지 600만 원이 순수 여행 경비였죠. 

짐은 무겁더라도 DSLR 카메라, 노트북, 캠핑 장비, 성경책 등을 챙겼어요. GPS와 휴대용 프린터, 삼각대도 꼭 들고 다닌답니다.

▲자전거와 관련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코나 칼데라(Kona Caldera)’라는 브랜드의 중고 자전거이고, 이름은 ‘깜순이’입니다. 정말 사랑스럽고 여행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자전거죠. 산악용이라 장거리 여행에 최적의 모델은 아니지만 히말라야 산맥이나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좋았어요.

저에게는 ‘자전거 면허증’이 있답니다. 어린 시절 독일에서 성장해 늘 자전거로 등하교를 했고 자전거 운전을 중요시하는 독일 교육 때문에 면허증도 땄죠.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 펑크 때우는 법을 배운 이후 자전거 관리는 직접 하고 있어요. 여행 중 ‘깜순이’를 잃어버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한 번은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어 학원을 다닐 때 느낌이 이상해서 다른 중고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녔어요. 역시나 누가 자전거를 훔쳐가더라고요. 정말 다행이었죠.

큰 교통사고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사해로 내려가는 가파른 고속도로에서 최고 속도를 내보겠다며 달리다가 바닥에 있는 나무 막대를 보지 못하고 시속 86㎞를 찍고 아스팔트에 나뒹군 적은 있어요. 화상을 입어 치료하는 데 3주가 걸렸죠.

▲어떤 일정으로 여행을 해 왔나요 = 여행을 시작해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데 3년, 중동과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데 1년이 걸렸어요. 오세아니아 9개월 그리고 지금 남미에서 1년 반 넘게 지내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에서의 여정(서울=연합뉴스) 2013년 11월 현재 그는 칠레 산티아고에 머물고 있다. <<이찬양 제공>>

최대한 바다를 피해 비행기를 덜 타도 되는 경로를 선택했고, 종단이나 횡단하는 데 쾌감을 느껴서 땅끝에서 땅끝으로 가는 루트를 짜서 여행했어요. 최대한 가 보지 않은 나라 위주로 60여 개국을 달렸어요.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는 94개국입니다.

▲여행 소식은 어떻게 전하고 있습니까 = 이동 중에는 하루하루 보고 느끼는 게 너무 많아서 까먹지 않고 당시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되도록 바로바로 홈페이지에 쓰려고 노력해요.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인터넷은 물론 전기 환경이 열악해 밀릴 때가 많았고요. 어느 한 곳에서 일자리를 잡아 일상이 반복될 때는 한 번에 몰아서 올리기도 하죠.

▲숙소와 식사 해결 방법이 궁금합니다 = 숙소는 주로 텐트를 이용합니다. 중국이나 동남아는 물가가 저렴해서 빨래를 해야 할 때쯤이면 가끔 숙소를 잡았고, 유럽에서는 길게는 6개월간 숙소를 잡지 않은 적도 있어요. 유럽에는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렴한 숙소보다는 오히려 텐트가 더 쾌적하고 편안하죠.

먹는 것도 물가에 따라 달라져요. 아시아에서는 사 먹는 게 효율적이고 유럽이나 호주 같은 지역은 해 먹는 것이 더 낫죠. 

▲건강이나 체력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 벌레에 물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었고, 인도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 먹고는 6개월 내내 설사를 한 적도 있었어요. 감기나 몸살 같은 잔병치레도 연중행사처럼 하는데 이동 중에는 몸이 긴장해서인지 아프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곳에 가면 아프더라고요.

물은 현지인들 마시는 물을 같이 마셔요. 아무리 안 마신다고 해도 초대를 받으면 먹어야 하고, 현지인이 해 준 음식도 어차피 그들이 먹는 물로 했을 테니 언젠가 마셔서 고생할 바에 빨리 그 나라 물에 적응하는 것이 낫죠. 아프리카에서는 밖에서 자고 우물에서 판 물을 마셨는데 말라리아나 콜레라에 걸리지 않았어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앞으로의 여정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습니까 = 남미에서 북미까지 올라간 후 알래스카에서 시베리아로 넘어가 만주 벌판을 지나 한국으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귀국 날짜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고요. 

서울 시민, 대한민국 국민을 넘어 세계 시민(World Citizen)이 되고 싶은 것이 꿈이었습니다. 아시아에서 태어나 유럽에서 자라고 지금의 집(부모가 있는 곳)은 아프리카니 진정한 세계인이 되고자 아메리카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혹시 알아요? 혼자 두 바퀴로 출발했지만 셋이 돼서 귀국할지도.

세계여행은 진행중(서울=연합뉴스) 이찬양 씨의 여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언제 돌아갈지도 아직 모른다. <<이찬양 제공>>

■ 여행 에피소드 1 '오해로 먹게 된 캄보디아의 보양식' = 캄보디아에 도착한 첫날이었습니다. 라오스에서 국경을 넘자마자 한 민가에서 현지인이 저를 보며 불렀습니다. 그런데 가 보니 오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인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돌아서려는데 주민 한 명이 빨간 나무껍질로 만든 차를 건네줘 목이 말랐던 터라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마시고 나니 다시 하얀 접시 위의 고기를 먹으라며 주는 것입니다. 

“무슨 고기냐”고 물어보니 숲을 가리키고 기둥에 손을 얹더니 올라타는 시늉을 합니다. 

“이거 혹시 원숭이?” 하며 놀란 눈을 하니 사람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때다 싶어 닭날개처럼 생긴 부위 하나를 들고 뼈를 발라가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쫄깃쫄깃하고 짭짜름하니 맛이 있어서 접시에 있는 걸 뼈만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주민이 “하나 더 구워줄까?” 묻습니다.

눈치를 보고 있는데 어떤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하나 더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져온 것은 원숭이가 아니고 쥐였습니다. 들쥐라는 것을 알고 나니깐 도저히 못 먹겠더군요.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친해져 친구들의 다리 꺾는 묘기도 보고 밤엔 촛불 켜고 그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하룻밤을 목조 가옥에서 묵었습니다. 

텐트에서의 하룻밤(서울=연합뉴스) 이찬양 씨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많은 밤을 텐트에서 보낸다. <<이찬양 제공>>

■ 여행 에피소드 2 '마음 따뜻했던 중국 광둥성 잔장의 사람들' = 중국 하이난(海南)섬에 가기 전에 있는 잔장(湛江)이라는 항구도시에서 우연히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망가진 자전거를 고쳐주고 머물 집도 구해주고 비자가 만료되자 공안 친구에게 알려서 연장해 줬습니다. 여행 후 맞는 첫 생일도 후하게 챙겨주는 등 감동이 멈추지 않는 나날이었습니다.

12월 초에 도착해서 1~2주 쉬고 가려고 했는데 12월 말까지 있으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저를 위해 일부러 계획했다면서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이제는 간다고 하니 또 새해까지만 있다 가라고 합니다. 1월 1일이 되었고 이제는 정말 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새해는 설(춘절)을 말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좀 힘들겠다고 했더니 15일 후에 자전거 결혼식을 한다고 그것만이라도 같이하자고 했습니다. 자전거 결혼식은 동호회가 함께한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결혼식이었죠.

그런데 진짜 설까지 있으면 안 되냐고 합니다. 왜 설까지 기다리라고 하나 했더니 중국에서는 설이면 일주일을 쉬는데 그 기간에 저를 베트남 국경까지 배웅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잔장에서 베트남 국경까지는 400㎞가 넘는 거리였습니다. 

출발하는 날 비가 왔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나올까? 그런데 정말 동호회원 10명 이상이 차량 두 대와 함께 왔습니다. 

4일 후 베트남 국경을 통과하는 다리를 넘으며 친구들과 헤어지는데 글썽거리는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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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Charlie 2013.12.22 08:55
    imazine 2013-12-18 연합뉴스 기사 원본 링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225&aid=0000012564
  • ?
    지혁 2014.01.16 08:08
    늦게알려드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직접 찾으셨나요?ㅋㅋㅋ
    기사읽으면서 되게 자랑스럽고 부러웠습니다.
    와이프분이랑 여행 잘하시고 안전하게(?) 지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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